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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학교

우리 반 금쪽이: 차도로 뛰어들다니......

by 재미감자 2023. 4. 24.

 

5월에 있을 체육대회의 한 종목인 계주에 참여하기 위하여 우리 반 대표 선수를 뽑던 날이었습니다. 1학년 아가들이 달리기 시합을 하던 중, 금쪽이가 앞서 달리던 반 아이의 뒷덜미를 잡았네요. 뒷덜미를 잡힌 아이는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넘어졌고, 양쪽 팔과 이마에 찰과상을 입었습니다, 보건 선생님께서 이마의 상처를 보시더니 보호자가 보시면 많이 속상해하실 것 같다고 하시고요. 다행히 금쪽이는 다친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후 금쪽이의 행동이 정말 이상했어요. 잘못은 본인이 저질러놓고, 교문을 뛰쳐나가 차도로 뛰어들려고 하는 겁니다. 교문을 나가면 왕복 4차선 도로입니다. 아~ 정말,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습니다. 1학년 담임 교사인 제가 책임지고 있는 아이들이 무려 27명이나 되거든요. 금쪽이가 아니어도 오줌싸는 아이, 똥 싸는 아이, 복도를 질주하는 아이, 친구랑 놀면서 자기 말만 맞는다고 우기는 아이, 친구 몸에 뽀뽀하는 아이 등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데요. 거기에 더해 금쪽이가 수업하다가 교문을 나가버리니 제 멘탈이 감당이 안 될 정도입니다.

 

4월부터 1학년 3개 반을 위한 협력 강사님이 오셨는데, 우리 반 금쪽이를 전담케어할 수 있도록 우리 반 수업에만 들어오고 계시는 것도 동료 선생님들께 미안한 일이고요. 언제 금쪽이가 반 아이들을 다치게 할지 전전긍긍하는 것도 참…… 못할 일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이런 경우, 교장 선생님이 아이의 보호자를 불러 상담도 하고, 심한 경우 정학이라는 벌칙을 주며 일주일 정도 학교를 못 나오게 하기도 하던데요. 반 아이들이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