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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Digital Literacy

1인 1북 프로젝트

by 재미감자 2022. 7. 26.

 

Book Creator
 

2022학년도 5학년 학교자율과정

 
   Book Creator는 책을 만들고 출판할 수 있는 웹 사이트입니다. Book Creator 웹페이지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포맷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고 원하는 만큼 페이지를 추가하면 됩니다. 전문가가 만들어 놓은 템플릿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템플릿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yearbook과 magazine이 마음에 드는군요. 미국의 학교에서는 졸업앨범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해마다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의 사진을 넣어 앨범을 만드는데 그것을 yearbook이라고 해요. 학년말에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제가 만든 yearbook을 선물하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2022년 7월 현재, 무료 계정으로는 1개의 Library에 40권의 책을 만들 수 있군요. 흠, 그런데 저는 올해 학생 1인당 1학기에 1권, 방학 숙제로 1권, 그리고 2학기에 1권씩 만들게 할 예정이므로 무료 계정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카드를 긁었습니다. 7월부터 매달 12달러를 2022학년도가 끝나는 2월까지 지출할 예정입니다. 96달러! 적은 돈은 아니지만 제가 돈을 쓰면 우리 반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의 책을 만들 수 있으니깐요. 텍스트와 이미지는 물론 음성과 동영상도 삽입이 가능하여 디지털네이티브로 불리는 아이들을 글쓰기의 세계로 홀리기 위해서 이 정도 지출이야……(쿨럭쿨럭! 월급은 동결되고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 물가지수가 두 자릿수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안 비밀입니다.)
 
   제가 Book Creator를 알게 된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 70억 인구가 전염병의 고통을 겪고 있을 때였죠.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많은 사람이 사망하자 인류는 두려움에 떨었고, 대한민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대한민국의 학교도 전염병의 영향 아래 자유로울 수 없었으니 한 달 보름 동안 개학을 연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육부는 대한민국 교육계 역사상 처음으로 원격수업을 도입합니다.
 
   선생님들은 원격수업을 하기 위해 밤낮, 주말 없이 연구를 시작합니다. 2019학년도까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완벽하게 아날로그 수업을 추구했던 40대 교사인 저도 각종 연수를 통해 디지털 도구들이 점점 익숙해지던 무렵,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시는 영어 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유튜브 채널 ‘열정김선생TV’에서 소개하는 Book Creator를 접하게 됩니다. 소중한 교육 자료를 소개해주시고 가입하는 방법부터 출판하는 방법까지 자세한 설명을 통하여 가르쳐주신 열정김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우리 반 아이들이 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어찌나 열심히 하는지요. :)
 

 
   제가 가르친 학생들 중에서 최초로 Book Creator로 함께 책을 만들었던 학생들은 2021학년도 영어 과목 교과 보충수업을 하던 5명의 6학년 학생들이었습니다. 이 학생들과 함께 영어 동화책을 만들기 위하여 페이지를 디자인하고, 글을 쓰고, 이미지도 넣고, 소리도 넣으며 책 만들기의 매력에 빠졌었지요. 이렇게 진행된 2021년 파일럿 스터디 결과는 대만족!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초등학교의 2022학년도 5학년 학교자율과정으로 ‘Book Creator를 활용한 1인 1북 만들기’ 프로젝트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 25명과 여름방학 전에 진행된 첫 번째 북 만들기 프로젝트! 5-1학기 국어(나) 교과서 <10단원 주인공이 되어; 자신이 경험한 일을 글로 써 봅시다>라는 단원이 있어요. 아이들은 먼저 자신이 경험한 일을 소재로 교과서 322~323쪽에 이야기를 완성합니다. 그리고 글의 내용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린 후 Book Creator로 작업을 해서 책을 만들고, 원하는 아이들은 출판까지 하도록 안내했지요.
 

 

Book Creator 로 1인 1북 만들기 순서

첫째, 페이지를 디자인합니다.
둘째, 글을 씁니다. 이때 맞춤법 검사기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점검합니다.
셋째, 글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거나 이미지를 삽입합니다.
넷째,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여 한글을 영어로 바꿉니다.
다섯째, 영어로 된 텍스트도 삽입합니다.
여섯째, 한글과 영어 텍스트 모두 녹음합니다. 
일곱째, 완성했으면 출판합니다. 단 출판은 원하는 사람만 해도 됩니다. 

 
   25명의 어린이 모두 Book Creator로 1권의 책을 완성했고, 모든 이야기는 수업 시간에 반 아이들과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더랬죠. 저는 아이 어머님의 고향 베트남에 가서 경험했던 일을 마치 제삼자의 이야기인 것처럼 픽션화했던  아이의 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베트남에 가려면 ‘학교장허가교외체험학습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급하게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미인정 결석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요. 아이가 이 부분을 소개할 때 저와 우리 반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를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25명의 우리 반 아이들 중에서 두 명의 어린이가 용기를 내서 온라인 출판을 했습니다. 지구촌 70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공개한 것이므로 여기에서 공개해도 되겠지요? 아래에 링크를 걸어 두었습니다.
 
Little Airplane Trip by Ahn Chae Eun
 
   지금까지 우리 나라를 포함한 4개 나라에서 24명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습니다. 출판 후 세계 지도에서 나의 책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지 반 아이들과 같이 확인하던 첫 순간의 흥분과 기대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Camping by Nat
 
   이 책은 3개의 나라에서 13명의 사람들이 읽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Nat 어린이의 책을 읽게 되겠죠? 

 

 
   2022년 7월 말 현재, 아이들은 여름 방학 프로젝트 중의 하나인 ‘나만의 영어 사전 만들기’ 과제를 수행 중입니다. 개학하는 날까지 100페이지가 넘는 영어 사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Book Creator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아이들의 과제 수행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2학기에 북만들기 프로젝트를 한 번 더 하면 아이들은 각자 총 3권의 책을 만들게 됩니다. 두 권은 이야기책, 한 권은 영어 사전입니다.
 
   선생님들은 학급 문집을 발행하기도 하고, 저처럼 온라인에서 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책을 좋아하고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꼬맹이 때 보았던 친구의 아이들은 이제 대학에 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가 정말 무섭더군요. 
 
   저는 우리 반 아이들의 인생 어느 한 꼭지에 만난 수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이지만 매우 중요한 사람입니다. 아이들은 등교하면 하교할 때까지 저와 같은 공간에 있습니다. 계산을 해 보니 적어도 매일 6시간은 되는군요.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좋은 어른이 되고싶습니다. 2022학년도 **초등학교 5학년 *반 어린이들! 더운 여름에 땀을 흘려야 가을에 수확할 것이 생깁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이 매일 성장하느라 바쁜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많이 읽고 많이 씁시다. 화이팅!!!